그렇게 온다고 하던 장마가 2주 넘게 오지 않더니 오늘은 아침부터 날씨가 많이 흐려. 어제 자기에게 우리가 떨어져 있었더니 한국 날씨는 너무 좋다라고 말한 것이 씨가 되었나? 신기하게도 바로 날씨가 흐려지는구나.
자기를 중국으로 보내기 위해 만났던 날도 날씨가 정말 많이 흐렸는데. 남산에서 찍은 우리 사진은 터치에 넣고 자기 생각날 때마다 보고 있어. 은근 나 감상적인 면이 있나봐 이런거 옛날에 나라면 상상도 못할 행동인데 이제는 곧잘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생각에 잠길 때가 많아지고 있어.
어제 낮잠을 너무 많이 잤기 때문이겠지? 거의 아침 6시가 될 때까지 잠들지 못했어. 몸부림 치다가 겨우 잠들었는데 방금 전 태헌 형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화들짝 깼지. 자다 받은 목소리로 들릴까봐 헛기침 크게 하고 받은 전화에서 형이 물어본 것은 경영대 수업 실라부스를 어떻게 구할 수 있느냐는 내용이셨어. 후후…
형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다행이었지만 난 형에게서 전화가 왔길래 어디 인턴자리가 난건가 싶어 놀라 전화를 받았다 생각하니 참 씁쓸하더라구. 아직까지 마음 졸이며 사는 인생. 눈뜨면 다시 시작이구나 싶네.
미루고 미루었던 일본 여행 계획을 오늘은 작성하고 말꺼야. 우선 당장 점심을 먹고 서점을 달려가야지. 목표 서점은 센트럴 씨티 반디엔 루이스. 사당에 있는 서점도 괜찮은데 둘 중 하나 갈꺼야.
동경 여행 책자를 사서 인터넷을 켜고 지도 동선까지. 치밀한 스파이 작전 처럼 하나 하나 작성해야지.
중국에 간 이후 계속 비가 온다는 자기 말을 들으면서 이바디의 비로 뒤덮힌 세상이라는 노래가 떠올랐어. 자기와 마찬가지로 오빠도 비가 오면 참 우울해지잖아. 이바디 노래를 듣고 난 이후에는 꼭 그렇게만 생각하지 않기로 했어. 옛 추억을 되새기는 것도 낭만적으로 할 수 있듯 비가 오고 기분이 다운되는 날도 조절하기에 따라 멋진 하루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거든.
이 넓은 북경에서 자기는 어디쯤 있을까? 날마다 자기랑 채팅하고 문자 주고 받고. 생각보다 단절됨에서 오는 슬픔은 적은 것이 사실이야. 꼭 옆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가 있으니까. 하지만 바로 옆에 있는 자기를 느낄 수 없다는건 슬픈 일이다. 어떤 게시물에 “전지현보다 여자친구가 좋은건 만질 수 있기 때문이다”라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그 말을 실감하고 있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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