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August 4, 2008

연락두절 6시간...초조함

연락이 끊긴지 6시간이 지나고 있어

어제까지 없던 약속이 생겼다며 베터리가 없어서 나중에 연락한다는 문자가 마지막이었지

누구를 만나는지 어디에 있는지 아무 것도 모른 체 연락이 오진 않는지 신경 쓰고 있어

휴대폰이라는 것이 만들어낸 일종의 증후군일까?

아니면 항상 습관처럼 희수에 대해 확인하고 신경쓰는 습관이 몸에 배어버린 것일까?

생활의 일거수 일투족을 일일이 다 말해야 하는 의무 같은게 아니야

지금 내 모습이 너무나 생소해서 그래

다른 사람에 대해 무신경한 내가 희수의 급작스런 6시간의 연락 두절에 안절부절 못하고 있어

사랑 - 욕심 - 집착일까...

mind control을 해야겠어 ㅋ

Sunday, July 20, 2008

귀국 감사해

드디어 3주라는 시간이 지났구나

희수가 보낸 시간만큼 나 역시 알찬 시간을 보냈을까?

인턴을 시작하고 하루 종일 혼나기도 많이 혼나고, 일도 많이 하고 있어. 한 주는 적응하면서, 그 다음 주는 된통 깨지면서 이번 주를 맞이하게 된거지. 겨우 한달 반만 일하면 되는건데 여전히 하루 하루 살얼음처럼 느껴지고 있어.

희수가 돌아온 오늘. 감상적인 생각에 젖을 사이도 없이 일에 치여 시계도 보지 못했어. 빨리 점심 먹고 와서 일을 마저 끝내라는 주문에 휴대폰도 없이 뛰어나가 밥을 먹고 왔을 정도였어.

희수가 돌아왔다는 것. 예상은 했지만 중국 가지 전과 다녀온 후 상황이 참 많이 바뀌었어. 내가 처한 상황이 언제나 만나고 싶으면 만날 수 있는 환경에서 급박한 시간적 압박을 받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희수의 마음 가짐도 이전과 달라졌다는 것.

언제쯤 희수를 볼 수 있을까?

지금 상태라면 주말이 되기 전까지 희수를 보기란 힘든 일이 될 것만 같은데.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희수가 한국에 왔는데 다시 일주일의 기다림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이 잘 믿기지 않아.

오늘이라도 당장, 혹시 저녁 먹기 전에 끝나게 된다면 안산에 다녀오면 될텐데. 그렇게 되기 쉽지 않을 것 같아. 핑계를 댈까도 생각해보지만 역시 비겁한 짓은 하지 않는게 좋겠지?

Cool하게 이해해줘서 고마워. 마중 나가지 못한거나 자기의 귀국에 신경을 많이 쓰지 못한 것들 말이야.

귀국 축하해. 자기가 건강한 모습으로 무사히 돌아와줘서 얼마나 기쁜지 몰라. 고마워.

억수 같은 비…

rain

내일이면, 희수 비행기 타고 서해를 날아 한국으로 와야 하는데

3주 연속 틀리던 기상청의 예보가 이번만은 맞으려나 봐

아침부터 비가 오더니 정오쯤 잠시 멈춘 후 다시 쏟아지고 있어

 

아침에 잠을 깬건 윤희의 문자 소리

“오빠 베인 가려면 어떻게 가요?”

 

대충 어딘지 설명하고 베인은 왜? 라고 천연덕스래 물었지

“오빠 오늘 베인 비지팅이 잖아요 오빠는 어디에요?

ㅠ ㅜ

 

한 10초 고민했지. 그냥 가지 말까? 아니면 늦더라고 갈까?

준비하고 있는 도중 가영 누나와 잭 전화가 한번씩 왔어

안갈 마음 먹었다면 완전 깨졌을 듯.

 

멋지더라. 베인.

 

무엇보다 그들의 자신감과 당당함. 정말 매력적이야.

 

그리고 점심도 뒤로 하고 회사로 출근해서 일하고, 혼나고

또 일하고.

 

정신 차리고 일하기가 이렇게 힘든건지 몰랐어. 시키는 일

빨리 하기 바쁘니까. 내가 무슨 일을 했던건지.

어떻게 한건지 금방 잊어버리고.

 

인턴 생활이 싫거나 즐겁지 않은건 아니야. 다만.

이렇게 많은 시간 일에 몰두하는데.

충분히 나이도 먹었고 졸업도 앞둔 입장인데

굳이 아르바이트 신분으로 일하는 것

인생의 loss가 아닐까?

하는 생각.

 

베인에서의 사람들, 그리고 가영누나.

이번 리크루팅 지원할 것이냐고 물으시더라구

한 학기 더 다니고 지원할 생각이라 말씀 드렸더니

의아해 하셨어.

 

학점이 지난 학기 너무 나쁘게 나와서 재수강 하고

지원할 생각이라 했더니

3.0 넘으면 넣어보라 하시고.

 

만약 이번 가을 리크루팅 지원이라면

앞으로 2달도 남지 않은 시간.

영어 점수도 아직 없고. 학점은 더 나빠졌고

인터뷰 준비나 다른 조건들도 충분하지 않고

 

이래저래 고민이 더 생겨버렸어

원하는 것, 지향하는 것 분명해

그런데 내가 선택한 길이 돌아가는 길인건 아닌지

걱정되기 시작했지.

 

만약 그곳에서, 베인에서.

정말 멋지게 일할 수 있다면

하루 한숨도 자지 않고 일만 하더라도

가슴 벅찬 뿌듯함으로 계속할 수 있을 것 같아

Saturday, July 19, 2008

주말

회사에 가도 글 자주 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ㅜ ㅜ .

수습기간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니까 도저히 일 이외 다른 것은 할 수 없게 되어버렸어. 글 쓰는걸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하루 종일 주워진 업무만 하고 짬이나면 부족한 잠을 자기 바쁘다니. 슬픈일이야.

 

그 와중에도 이번 주말동안 너무나 원하는 것들이 새롭게 등장하였으니… 이름하야 New Wish List!

 

New Wish List

놈놈놈 

드디어 나온 놈놈놈!

개봉 첫날 보고 싶었지만 희수와 보려 남겨두었지. (절대 시간 없어서가 아니라는!!!)

전체적인 평가도 좋고 여러번 볼만한 영화라는 내용도 있는걸 보니 확~땅기는 영화임이 틀림없어.

송광호는 역시 연기 너무 잘하고 이병현도 기대 이상이라는 말이 지배적이더라구. 이병현 몸이 너무 좋다는 말에 희수랑 가는 것이 옳은가를 고민했었지

하지만 정우성이 생각보다 연기를 별루 못한다는 말을 듣고 함께 가기고 결심했어. 흐흐흐…

희수가 오면 주말에 꼭 함께 보아야 할 첫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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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 VAIO Z

얼마 전에 발표되어 버렸어 바이오의 새 모델이 말이지.^^

TZ 모델이 참 좋았는데 너무 작아서 포기했었거든. 데스크 탑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항상 쓰는 컴퓨터가 너무 작고 성능이 떨어지면 힘드니까.

 

그러던 와중 와버렸어. 이 녀석이. 그동안 내가 사고 싶다고 했던 노트북에 대한 환상을 완전히 깨버릴만큼 멋진 디자인과 좀 더 커진 크기. 여기에 우수한 성능까지!!!

너무나 가지고 싶지만. 아직 판매 시작도 하기 전이라는 것과. 너무 지나친 고가라는 ㅜ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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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AN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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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불어든 My Car에 대한 열망.

원래 SUV 형태의 차가 아니라면 별 관심이 없었는데 고유가 시대에 경유 가격이 휘발류를 상회하는 현 시점에서 급 승용차 형태에 관심이 커져버렸지.

 

물론 드림카는 아니지만 지금 상황에서 최대한 빨리 구매할 수 있는 대상으로 생각할 수 있는건 오로지 아반떼 뿐!

 

여기에 최근 신형의 디자인이 성난 고슴도치처럼 멋지구리하게 생겨서 만약 기회만 된다면 꼭 갖고 싶은 녀석이 되어버렸어.

 

 

 

D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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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쓰는 김에 다 써야겠다 싶어서 카메라도 살짝 언급!

니콘의 D700이야. 디자인이 이전과 거의 달라지는 것이 없음에도 유저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분명해. 바로 Full Frame Body라는 것!

전에도 말했던 것 같아. 디지털 카메라는 센서의 크기 때문에 필름 카메라랑 찍는 비율이 다르거든. 디카로 사진 찍으면 필카보다 답답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구.

 

이녀석은 달라. 센서가 필름과 같은 싸이즈야. 사진 찍을 때 화질은 물론 시원시원한 기분으로 찍을 수 있어. 무서운 놈이지.

 

이런 조건들보다 더 무서운건 가격도 무시무시하다는 것. 아직 시판은 하지 않았는데 거의 1000만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더라구. ㅜ ㅜ

 

오랜만에 쓰다보니 순전 내가 가지고 싶은 것들만 쓰고 말았네. 하지만 이런 것들 모두 합친 것보다 돌아오는 월요일. 희수 얼굴 한번 보는 것이 더 소중하다는 것. 잘 알지? ^^

Sunday, July 13, 2008

문득 옛 기억이 그리워질 때



 

오늘 희수가 감탄을 마지 않았던 용경협



어떤 곳인지 너무나 궁금해서 찾아보았어. 천하 절경이라는 곳이라는 말을 듣고 알았지. 언젠가 중국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꼭 가보고 싶다 생각했던 곳이라는걸 말이야.







나라가 크다는 것은 단순히 사람이 많고 자원이 많다는걸 의미하는 수준만은 아니야. 아름다운 장소도 많고 다양한 매력을 품을 수 있지. 무력의 높낮이가 기준이 되는 시대를 지났지만 결국 강성했던 그들이 현대 사회에서도 맹위를 떨치게 되는 것인가 싶어.







지난 반 년간 줄곧 새로운 노래만 듣고 살았던거 같아. 나얼이나 Metallica 음악만 들었었지. 오늘 택시를 타고 출근하면서 아이팟을 빼드는 순간 오래전 좋아하던 레드 제플린이 갑자기 너무 듣고 싶어진거야. 출근과 퇴근 시간 모두 레드 제플린의 간들어지는 목소리와 조금 늘어지는 듯한 드럼 소리에 취했어. 그러다가 조금 비트있는 음악이 듣고 싶어져서 린킨파크를 틀었지. 지금도 그들의 명반 1집을 들으면서 글을 쓰고 있어.











대학교 1학년 2학기. 과 애들과 엠티를 가는 버스에서 친구가 갑자기 물었어. 혹시 락 좋아하냐고.







대답했지. 락도 좋아하고 힙합도 좋아서 핌프락을 즐겨듣는다고. 그랬더니 친구가 매우 반가워 하면서 “그럼 린킨파크를 알겠구나”라고 했지. 안타깝게도 난 처음 듣는 그룹이었어. 모른다고 했더니 실망한듯, 안타까운듯 긴 설명을 하더니 자기가 듣고 있던 CD를 들려주더라구.







처음엔 별 감흥이 없었어. 그런데 묘하게도 그 음악을 즐길고 싶어진거야. 그건 아마 그 애가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럭셔리 인생을 살아온 녀석이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소통할 수 있는 문화적 수준을 맞추고 싶었다고 할까?







린킨 파크 음악이 결국 미국 청소년들만 좋아하는 일종의 유행가였지만 그렇게 시작된 인연은 중독을 낳았지. 당시 가지고 있던 MD로 린킨파크의 1집만 1년 반동안 들었었어. 다른 음악은 듣지 않았지. 거의 가사를 외울정도로 듣고 또 듣고. 요즘 보고 있는 20세기 소년의 칸나처럼 날마다 귀에 린킨파크를 끼고 살았었어.







그런 린킨파크를 잊어버리게 된 건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의 3집이 발표되면서 였어. 본래 프로젝트 그룹이었던 이들은 1집이 세계적 인기를 얻고 난 뒤 각자 활동을 시작했고 간간히 리메이크 앨범만 나오게 되었지. 문제는 그 리메이크 앨범이 다른 뮤지션들에 의해 이루어지면서 이질감만 커졌다는거야.







여기에 2집의 발표는 1집의 그것에 아류작이라는 느끼 이외 다른 큰 의미를 갖지 못했어. 핌프락이라는 장르가 한물 가버린 것도 큰 이유였지.







그래서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출시된 3집은 그들이 창시한 핌프락의 어떤 일정 공식과도 같은 형태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형태의 핌프락을 시도하겠다고 해서 큰 이목을 끌었지. 그러나 그 3집은 더 이상 린킨파크가 아니었어. 분명 독창적이고 리드미컬한 매력은 존재했지만 몸속 에너지를 솟구쳐 오르게 하던 그들의 음악이 아니었던거지.







그 시간 동안 또 한가지 큰 변화는 내가 나이를 먹었다는 것. 린킨파크가 과거 속 영웅이 되어가면서 나 역시 블루스가 강하게 스며든 R&B 위주로 음악 취향이 바뀌어 갔지. 물론 여전히 락적인 요소가 강한 음악들을 가까이 두었어. 그래서 어렸을 때는 그렇게 거부감을 갖던 메탈리카를 즐겨 듣게 되었는지도 몰라.







그것이 없는 삶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순간이 분명 존재했는데 어느 순간 정신없이 살다 돌아보면 곁에 있지 않는 것들이 너무나 많아. 그러던 것들이 일상에 찌들어 문득 생각나 소름끼치게 그리울 때가 있지. 오늘은 그런 순간을 맞았고 마침 내 아이팟에 린킨파크가 조용히 잠들어 있었어.







어린 시절 희수가 즐겨 듣던 음악들은 무엇일까? 그 음악들 요즘도 가끔 듣니? 낯선 중국이라는 곳에서 문득 어린시절 즐겨 듣던 음악의 멜로디가 생각날 때는 없어? 그 멜로디처럼 나도 희수의 일상 속에 문득 문득 떠오르고 싶어.

Thursday, July 10, 2008

3가지 중독 증상

나에게 있는 3가지 중독

1. 인터넷 중독
한순간이라도 인터넷에 연결이 되어있지 않은 상황이 되면 심하게 불안하다. 주변에 인터넷에 연결될 수 있는 기계를 두고 수시로 접속한다.

2. 커피 중독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찾는 것이 커피다. 출근 전 커피에 빵으로 속을 달래고 회사에 들어가기 전, 점심 먹은 후, 저녁 후까지 커피를 찾는다. 조금이라도 졸리거나 힘이 떨어지면 커피를 찾는다.

3. 글 쓰기 중독
주제에 상관없이 항상 글을 쓰고자 한다. 도저히 상황이 되지 않으면 메모라도 한다.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기록하고자 하는 극렬한 열망을 느낀다. 바쁘게 일을 하다가도 텍스트 파일을 열어 정신없이 적다가 지우기도 한다.

Wednesday, July 9, 2008

내일을 위해 사과나무가 아닌 야자수를 심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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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는 중국어 수업을, 오후에는 라마교 사원을, 저녁에는 서커스를. 그리고 지금은 술자리를 하고 숙소에서 백알을 마시며 생일 파티를 하는 희수에게 ^^

 

정말 다이나믹한 하루를 보내고 있구나 희수. 중국 간다고 말했을 때 희수에게 들은 이야기로 추측한 그 이상이야. 그리고 지금 그 시간을 보내는 희수가 너무나 부러워.

 

징징짜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지금 경험하고 있는 이 회사라는 곳 무서운 곳이야. 아침 9시까지 남들 출근하는 시간에 맞춰서 출근하고 남들 일하는 시간에 1.5배, 아니 그 이상 일해야 해. 그리고 남들이 퇴근하는 시간에 저녁을 먹고 남들이 잠드는 시간에 퇴근해.

 

전에도 느낀 거지만. 이런 생활 어떻게 견딜까? 비결은 간단해. 그냥 적응해버리는거야.

 

겨우 3일인데 출근해서 점심 먹는 시간, 저녁 먹는 시간이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돌아와. 정신을 차려보면 저녁 10시, 택시를 타고 갈 수 있는 시간이 되어버리지. 오늘은 12시가 다 되어서 끝났어. 아마 내일부터는 거의 12시가 다 된 시간에 끝날꺼 같아.

 

나름대로 오가는 길에 음악을 들으며 남는 시간을 보내고 있어. 책을 보거나 터치로 뉴스를 볼 수도 있지만 하루 종일 컴퓨터 모니터만 봐야 하는 눈을 생각해서 이동하는 동안에는 조용히 감아주고 있지.

 

오늘 신입 인턴이 4명이나 들어왔어. 연대랑 고대, 포항공대 사람들이었어. 남자 3명에 여자 1명인데 남자들은 전부 나랑 동갑이야.

 

2명은 금방 친해질 것 같은데 2명은 다소 폐쇄적인 느낌이네. 그래도 잘 지내야지. 누구나 흡수해버리는 능력을 가져야 이곳에서는 살아남을 수 있거든. 살인적인 스케줄, 팍팍한 삶을 이겨내는 nice함. 그것이 컨설턴트의 기본 자질이지.

 

lonelyleague  요즘 살짝 외로웠어. 왜 사람은 고민이 생기면 자기 내면으로 빠져들잖아. 그러다 보면 주변에 가족이나 친구들이 있어도 문을 닫아버리고 외롭다 느껴버리지.

 

그리고 꼭 한 사람에게만 의지하려고 하는 본능적 방어가 일어나

 

그 대상이 희수였어. 어느 순간부터 익숙해져버린 희수에 대한 갈망.

 

못난 남자친구 모습 그만 보이려구. 그렇게 힘들지 않는데 자기가 신경써주고 받아주는 것들이 너무 좋아서 오버했나봐 지금까지. 어제 자기가 오빠 때문에 좀 힘들어하는 느낌을 받고 생각을 고치니까 힘들지 않게 느껴지더라구. 자기 연민, 그것에서 빠져나오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나봐.

 

HP_20031220122236-006

희수는 참 애교가 없는 사람이야. 그것이 매력이지. 헤픈 감정 표현이 아니기에 희수가 가끔 오빠에게 전해주는 애정의 시그널은 몇번이고 감동하게 만드는 강한 힘을 가졌으니까.

 

그런 희수가 애교를 넘치게 부릴 때가 있어. 술에 취했을 때. 물론 희수는 몸을 가눌 수 없을만큼 술에 취하면 실수하기 전에 집으로 간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아. 그래서 술자리에 있는 것이 그렇게 불안하거나 미덥지 못한다 생각하지 않지.

 

그치만 정말 희수가 알콜이 있으면 너무 밝아지고 활기찬 모습인데 그렇지 않은 순간에는 피곤해하고 말도 많이 하지 않고 자고 싶어하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는 것. 정말 알콜 중독 유전자가 아주 조금이라도 있는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준단 말이지.

 

방금 희수에게 온 문자에서 “오빠 나 정말 알콜중독인가봐요.”라는 말이 적혀있어. 휴…그것 때문에 얼마나 걱정하는데 농담으로 말하다니. 오빠랑 사귀면 알콜 없이도 항상 활기차고 기쁘게 만들어 주겠다고 했는데. 오빠 때문에 술을 더 마시고 있는 것 같아서 참…씁쓸.

 

그래도 자기가 취해서인지 한국 오면 백알보다 더 진한 술 마시자는 약속에 흔쾌히 ok를 보내네. 후…여자친구 취한 틈을 타서 이런 약속이나 받아내다니. 하지만 오빠도 요즘 몹시 술이 마시고 싶을 때가 많은걸.

 

특히 희수와 함께 마시는 술이 너무나 그리워. 우리 사귀고 나서 다른 애들에게 비밀로 지낼 때 술을 많이도 마신거 같은데. 둘이 데이트할 장소를 늦은 시간 찾겠다는 핑계로 바에 많이 갔었고 그 때마다 술을 마셨으니까.

 

희수가 중국에 간 사이에 회사 생활 시작했으니 자기가 돌아와도 그런 시간 자주 갖기는 힘들겠지? 벌써 추억이 되어가는건가? 그런 바에서의 술자리도. ^^ 기회만 되면 자기와 분위기 좋은 멋진 바에 자주 가고 싶다.

 

이제 자야겠어. 아직 자기는 술자리인가봐 늦었는데. 걱정이 되지만 빨리 들어가 자라는 독촉의 문자는 보내고 싶지 않아. 사랑은 믿음이고 믿음이 있다면 구속이란 없는거니까. 희수가 충분히 자기 제어 하고 있고, 이 시간 그 자리에 있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하니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겠지. 믿어. 희수를.

 

믿는다고 걱정까지 사라지는건 아니니까. 아마 자기가 방에 들어와서 씻고 잔다는 말을 해야 잠들 수 있을 것 같아. 눈은 아프고 몸은 피곤에 쓰러질 것 같지만 자기를 기다리는 기분 나쁘지만은 않는걸.

 

못된 생각도 가끔 해봐. 희수가 술에 취해서 오빠에게 하는 것처럼 평소에도 그렇게 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 꼭 알콜 기운에 기분이 업된 상태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오빠에게 더 많은 사랑스러운 모습과 애교 넘치는 면도 가끔은 보여주었으면 하는 생각 말이야.

 

지금도 너무나 사랑스럽고 희수만의 애교가 많지만. 가끔은 너무유치한듯한 그런 연애도 탐나긴 하거든^^

 

제목에 쓴 야자수를 심겠다는 말은 오늘 저녁을 먹을 때 부사장님이 하신 말이야. 오늘 같이 더운 날이면 이제 사과나무가 아닌 야자수를 심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하시더군.

 

맞는 말이야. 한국이라는 나라의 도로 주변에 야자수가 잔뜩 심어져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아. 작열하는 태양. 낯설면서도 뭔가 서글픈 그런 분위기.

 

야자수와 나의 미래. 어떤 것이 더 비 현실적이고 이질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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